밤 12시가 넘도록 그는 들어오지 않았다. 전화기를 들었다가 내려놓고… 다시 들었다가, 또 내려놓는다. 머리는 이성을 붙잡으려 하는데, 가슴은 이미 무너져 내렸다.계속 귓가에 맴도는 그 여자 목소리. 누굴까. 왜 그 시간에 그의 곁에 있었을까. 하지만 묻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알고 싶지도 않다. 무슨 말을 듣는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불륜이니 외도니… 그래서 어쩌라고. 그런다고 내가 이혼을 할까. 아니, 그러면 나는 패배자가 되는데. 머릿속이 시끄럽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들을 애써 흔들어 지워버린다."그러면, 그렇다면, 그래서 어쩌자고?"됐다. 이런들, 저런들… 임신만 하면 다 해결될 거야. 모든 게 정리될 거야. 울퉁불퉁한 내 인생도, 단단히 눌러 잘 다듬어질 거야.그래, 그저 임신만 하면 돼..